대학도 마약 안전지대 아니다
건국대에서 마약 홍보물 발견...학교 적극적인 예방 조치 취해야
김태윤 김현서 박혜주 손한영 기자 admin@example.com
11/22/2024 10:58:48 PM 등록 | 수정 11/23/2024 1:25:02 AM
뉴스
사회
“학교에서 마약 홍보물이 발견됐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학교가 더 이상 마약 범죄로부터 안전한 공간이 아닐까 봐 걱정돼요.” (상허생명과학대 1년 j 씨)
지난 10월 23일, 건국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지하주차장에서 마약 홍보물 명함이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마약 명함을 뿌린 범인은 40대 무직 남성으로 생활비 마련을 위해 예술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약 홍보물을 배포했다. 최근 여러 연예인들이 마약을 시도했다는 기사가 발표되면서 마약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건국대에서 마약 명함이 발견된 것은 가장 안전해야 하는 대학도 더 이상 마약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 준 것이다.
이와 관련해 마약 전문가는 “마약 홍보물이 학생들이 마약을 할 수 있도록 접근하는 방법을 알려주어 마약 범죄를 유발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학생들이 마약 홍보물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취재팀은 건국대 학생들의 마약 범죄에 대해 어느 정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지 알아보기 위해 구글 폼을 통해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건국대 학생 43명이 응답한 조사 결과 67%의 학생들이 마약 명함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학교가 마약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정도를 1~5로 표시하는 질문에는 3이라고 답한 학생들이 가장 많았다.
또 ‘마약 카드가 발견된 이후 학교의 대처 방법에 대해 알고 있나요’라는 질문에는 74%의 학생들이 모른다고 응답했다.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마약 명함에 대해 알고 있는 반면 학교 측의 대처 시스템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나타났다.
마약 홍보물이 발견됐을 때 학교 측에서 어떤 대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에타(학교 커뮤니티)에 올려서 위험함을 학생들에게 알린다.’, ‘즉각적으로 학생들에게 위험을 알리고 경비를 더 강화한다.’ ‘먼저 학생들이 알 수 있도록 공지를 한 뒤 수거해야 한다.’ 등 학생들에게 상황을 인지 시키고 위험도를 알려야 한다는 답변들이 나왔다.
마약 명함이 어떤 경로로 발견되었고 대처는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학교 측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약 명함이 발견된 장소인 건국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의 관계자는 ‘영상영화학과 조교가 퇴근하면서 마약 명함이 지하주차장 2층에 세워진 차의 운전석에 놓여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건국대학교 행정관 측은 “마약 범죄를 일으킬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을 시 이를 담당하는 기관이나 구체적인 학교 방침은 없다. 마약 명함이 발견됐을 당시 학생복지처 학생지원팀 홈페이지를 통해 학생들에게 알리고 경찰에 신고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학교는 마약 명함을 발견했을 때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방침에 따라 대응하기보단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학교는 마약 명함 유포자를 조사하고 학생들에게 관련 사실을 안내해야 한다.’ 설문조사 질문에 대한 학생들의 답변들 중 하나 이다. 이처럼 건국대 학생들은 마약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학교 측이 학생들에게 대응 방안을 정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인스타그램이나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에브리타임에 마약 명함 발견 사실과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공지하는 것이 좋은 대응 방안이라는 목소리 냈다.
이번 건국대 마약 홍보물 명함 발견 사건은 마약 범죄가 우리 주변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해 준다.
마약 전문가는 "한국에서 마약 사각지대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며 누구나 쉽게 마약에 노출되고 접할 수 있는 현실"이라며 마약 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강조했다.
마약 범죄로부터 학생들이 안전한 학교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학교 측은 체계적인 방침을 세우고 해당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2023-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