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호관세 90일 유예 (2025년 4월 11일)
팩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중국을 제외한 75개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함
-이날 0시1분 상호관세가 발효된 지 약 13시간 만에 이루어진 전격적인 조치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에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한다”며 “세계 시장에 중국이 보인 존경심의 부족에 근거한 것”이라고 밝힘
-그는 중국을 뺀 75개 이상 국가가 미국과 협상에 나섰고 보복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면서 “(이들 국가에 대해) 90일간의 유예와 이 기간 10% 상호관세를 승인했다”고 설명
-그는 90일이 끝난 뒤 또다시 유예 기간을 연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함
-동시에 그는 상호관세 대상국과 90일의 유예기간에 이뤄질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애초 각국에 책정한 상호관세율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미국의 상호관세는 유예됐지만 자동차와 철강 등 품목별 관세는 그대로 유지됨
-이에 따라 한국은 일단 향후 90일간 25% 상호관세 대신 10% 기본관세만 적용받게 됨

-중국에 대해서는 대중국 관세율을 41% 포인트 더 올림
-이는 중국이 미국의 125%의 관세 부과에 대해 관세 84% 부과로 맞서자 취해짐
-미국은 이로써 중국에는 총 145%의 관세율을 적용하게 됨

중국 반응
-중국 상무부는 10일 “미국의 압력과 괴롭힘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힘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sns에 1953년 한국전쟁 당시 마오쩌둥 주석이 “미군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한 영상을 게재함
-중국 당국은 이날 “미국 영화 수입 또한 적절히 줄일 것”이라고 밝힘
-중국 내 소셜미디어에선 ‘애국 소비’를 장려하고 스타벅스, 나이키, 애플 등 미국 기업 대신 자국 기업 제품을 쓰자는 메시지가 확산되고 있음
-이처럼 미중의 강대강 대결이 이어지자 세계 경제는 흔들리고 있음

배경
-트럼프 75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 것은 최근 미국 주식, 채권, 달러 가치가 모두 하락한 ‘트리플 약세’ 현상이 배경으로 꼽힘
-CNN,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언론들은 특히 채권시장에서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면서 미 국채 가격이 급락(채권 수익률 급등)하자 트럼프 대통령도 관세 유예를 결정하게 됐다고 보도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안전자산인 국채 가격은 통상 오르는데, 상호관세 발표 후에는 주식과 국채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 우려를 키웠음
-미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 달러 가치가 떨어짐. 이에 따라 미국인의 주택 및 자동차 대출 상환액이 늘어나고, 또한 퇴직연금 줄어드는 등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미 국채가 더 이상 전 세계의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체재 전환의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함
-길리언 테트 FT 칼럼니스트는 미 국채 가격 급락이 계속되면 미국의 국가 부도 우려 또한 고조될 것으로 전망함

롤러코스트 증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방침 발표 이후 기록적인 상승장을 겪은 뉴욕증시가 하루 만인 10일(현지시간) 미중 무역갈등 고조가 부각되면서 다시 폭락으로 마감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14.79포인트(-2.50%) 떨어진 3만9593.66에 거래를 마침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8.85포인트(-3.46%) 내린 5268.0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37.66포인트(-4.31%) 내린 1만6387.31에 각각 마감함

논조
▣세계
美, 상호관세 90일 유예… 미·중 전면전 불똥 차단해야

신문은 "미·중 관세 전쟁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됐던 무역전쟁을 뛰어넘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게 걱정스럽다"며 "(그러나) 급박한 관세 협상 국면에서 우리 정부로서는 일단 시간을 벌었다. 치밀하고도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는 '90일 동안 협상에 진전을 보여 관세의 부담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며 "흘려들어선 안 된다. 이번 조치로 상호관세만 유예됐을 뿐 철강, 자동차 등에 대한 25%의 품목별 관세는 유지된다"고 지적. 신문은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이런 관세율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며 "두 패권국의 ‘강 대 강’ 대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충격을 던질 수 있다"고 경고. 신문은 "미·중 관세 전쟁과 이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는 우리 경제엔 치명타가 될 게 뻔하다"며 "미·중에 낀 샌드위치 처지에서 벗어나려면 수출·수입 다변화와 초격차 기술 확보도 서둘러야 한다"고 요구.

▣한겨레
‘상호관세 90일 유예’, 대미 협상 더더욱 서둘러선 안 된다

신문은 "이번 발표는 미국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제아무리 최강대국이라 하지만 시장의 힘과 핵심 동맹국의 반대를 거르스며 무모한 관세전쟁을 벌이기는 힘들기 때문"이라고 지적. "한·미는 9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 간 첫 통화를 기점으로 사실상 협상을 시작했다"며 "하지만 관세전쟁의 판도가 미묘하게 바뀌고 있는 만큼 협상 전략을 원점에서 다시 짜야 한다"고 주장. 신문은 "경제 안건들도 하나하나가 상당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들"이라며 "개발비가 57조원으로 추정되는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은 세계적 에너지 회사들도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고 손을 뗀 사업이다. 조선도 조선업 생태계가 무너진 미국에서 우리 기업들이 사업을 해 수익을 내는 건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 신문은 "한 대행은 자신의 책임 아래 협상을 서둘러 끝내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옳지 못한 태도"라며 "협상 자체가 상당한 시일을 요하는 데다, 국익에 커다란 영향이 불가피한 중차대한 사안을 민주적 정당성이 결여된 대행이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