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아이스링크 건립사업 표류 1년째

학교 구성원 간 정보 공유 부족...합리적 의사 결정 이루어져야


경어진, 정회하, 정효원 기
3/15/2025 9:06:40 PM 등록 | 수정 3/15/2025 9:08:01 PM
기획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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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아이스링크를 새로 짓는다고요? 처음 듣는 얘기인데요?”

HL그룹(이하 HL)이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 아이스링크 건립을 위한 기부채납 의사를 밝힌 지 약 1년이 지났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이 사실에 대해 모르거나 뚜렷한 입장을 갖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와 HL이 상호 논의를 진행하면서도 사업에 관한 정보를 학생들에게 충분히 공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HL의 아이스링크 건립 제안

올해 3월 HL은 연세대학교에 약 300억 원을 투자해 아이스링크를 건립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방식은 기부채납이었다. HL이 건립 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20년 동안 아이스링크의 운영권을 갖겠다는 것이다.

연세대 체육 동문회와 아이스하키부는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동계 스포츠 활성화와 학생 편의 증대가 기대된다는 이유였다. 특히 아이스하키부는 매년 약 6000만 원의 임대료를 지불하며 외부 목동아이스링크에서 훈련하고 있어, 캠퍼스 내 아이스링크 설립이 오랜 숙원으로 여겨져 왔다.

건립 비용 대부분을 HL 측이 부담하기 때문에 학교 재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 찬반 논의의 중심, 야구장 부지

하지만 아이스링크 건립 부지가 캠퍼스 내 야구장으로 선정되면서 학생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아이스링크 건립 예정지로 선정된 신촌캠퍼스 야구장은 연세대 야구부와 여러 중앙동아리가 주기적으로 사용하는 공간이다. 5월 대동제 등 학내 주요 행사의 장소로도 활용된다.
이에 일부 중앙동아리 대표자들과 학생들은 학교와 HL이 기존 이용자들의 피해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경제적 가치에 대한 논의도 제기됐다.
야구장 위치는 서울시의 ‘성산로 일대 입체복합개발’ 계획과 연관성이 있는 곳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캠퍼스 외부와 연계해 개발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잠재적 가치를 희생하면서 단기적 편의성만을 추구하는 선택이 옳은가"라는 의문도 학내에서 나오고 있다.

■ 학생 여론, 찬반 팽팽히 갈려

취재팀이 이달 9일부터 16일까지 연세대학교 재학생 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이스링크 건립에 찬성 의견(38.8%)과 반대 의견(38.8%)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판단을 유보하거나 무응답한 학생이 22.4%였다.

건립 부지와 관련해 ‘부지 개발 가능성에 따른 경제적 가치’(69.4%)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며, ‘단기적 학생 편의 및 아이스하키부 지원’(26.5%)은 그 뒤를 이었다.

학교 시설 건립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아이스링크를 포함한 여러 시설의 균형’(75.5%)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고, 이어 ‘아이스링크보다 다른 시설이 더 중요하다’(10.2%), ‘아이스링크 건립이 최우선이다’(6.1%)가 뒤를 이었다.

HL 같은 외부 기업이 캠퍼스 시설 건립에 참여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40.8%)는 의견이 가장 많았으며, ‘학교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32.7%), ‘학내 자율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22.4%)는 의견도 제시됐다.

■ 정보 부족으로 투명성 문제 제기돼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이 아이스링크 건립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접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설문 과정 중 구체적인 정보를 새롭게 알게 되며 찬반 의견을 바꾼 응답자도 많았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투명하고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응답자 A씨(24)는 “처음에는 아이스링크 건립에 찬성했지만, 세부 조건을 알게 된 뒤 입장이 반대로 바뀌었다”며 “학생들과 학교 모두에게 이득이 되려면 계획이 더 투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야구장 부지를 활용하는 계획이 학생들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는 점도 비판을 받는다.
응답자 B씨는 “야구장은 단순히 체육 활동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대규모 행사와 체육 외 활동에도 사용되고 있다”며 “그 효익을 무시한 채 아이스링크를 건립하려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 의사결정 구조의 시험대

아이스링크 건립 논의는 단순히 시설 설치 문제를 넘어 학내 의사결정 구조의 투명성과 참여도를 시험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학교 측은 HL의 제안에 대한 공식 논의를 진행 중이라면서도, 모든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공청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세대학교 체육위원회는 “구성원 간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공론화 과정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학교의 소통 부족을 문제삼고 있다. 학교와 HL이 이번 논의가 학내에 미칠 장기적 영향을 더욱 신중히 검토하고 이를 자세하고 효과으로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안은 연세대 내에서 학교 구성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합리적 의사결정 모델 구축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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