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 출산? 긍적적 반응이지만 실제로는...
연세대 재학생 인식 조사
추영민, 문서준, 민승욱 기자
3/15/2025 9:25:11 PM 등록 | 수정 3/15/2025 9:28:4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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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과 모델 문가비의 비혼 출산 및 혼외자 논란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혼 출산은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가지는 것’을 말한다.
비혼 출산에 대한 논의가 확장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 연세대 재학생 40.7%, 비혼 출산에 긍정적인 반응.. 반면 실제 비혼 출산 의향은 그 중 10%
지난 1일부터 2주간 연세대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상당 비율은 비혼 출산 자체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것이 실제 본인의 비혼 출산 의향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비혼 출산에 긍정적 인식을 가지는 사람들의 비율은 전체 응답자 중 40.7%였다. 비혼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는 별개로, 비혼 출산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한 응답자 중 실제로 비혼 출산을 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10.2%에 불과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비혼 출산에 대한 한국인의 긍정적인 반응은 37.2%로, 2012년 이후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긍정적인 반응과는 대조적으로 실제 대한민국의 혼외 출산율은 OECD 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출생통계(확정치)’에 따르면 한국 혼인 외 출생아 비중은 전체의 4.7%로, OECD 평균인 47.9%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 비혼 출산 꺼리는 이유...‘자녀가 겪을 사회적 차별’ 65.2%
연세대 재학생의 상당수는 비혼 출산 자녀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 때문에 직접 비혼 출산을 꺼리고 있었다.
‘비혼 출산을 할 의향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 중 직접 비혼 출산을 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자녀가 겪을 사회적 차별과 부정적인 시선이 걱정된다’(65.2%)고 답했다.
‘혼외자에 대한 미디어의 부정적인 묘사’로 인해 비혼 출산을 꺼린다고 답한 비율은 20.5%에 달했다.
‘비혼 출산을 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에 대한 응답으로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 56.4%, ‘미디어의 긍정적 묘사’가 21.2%를 차지했다. ‘경제적 지원’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5.6%에 그쳤다.
실제로 현재 ‘정우성 혼외자 논란’과 관련한 미디어의 묘사가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강화한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김희경 전 여성가족부 차관은 미디어가 정우성의 아들을 ‘혼외자’라고 부르는 것을 두고 페이스북을 통해 “계속 ‘혼외자라고 부르는 것이 너무 거슬려서, 좀 그러지 말자고 말하고 싶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 전 차관은 “혼외자는 부모를 중심에 두고 바라보는 시각이고, 아무런 책임도 아이에게 부정적 낙인을 찍는 용어”라며 비판했다.
◆ ‘사회적 인식 개선’ 보다는 ‘경제적 지원’에 집중된 비혼 가정 지원 정책
비혼 출산 가정 지원을 위해 국내에 도입해야 한다고 이야기가 나오는 정책은 대부분 경제적 지원과 관련한 것들이었다. 비혼 출산을 하려면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연세대학생의 응답과는 거리가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 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혼인 장벽을 낮추고 출산아의 보호를 위해 등록 동거혼을 도입할 때”라며 “곧 법률안을 준비해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등록 동거혼은 혼인신고가 아닌 ‘동거 신고’만 하면 국가가 혼인 가족에 준하는 세금 혜택을 제공하는 경제적 지원 정책이다.
비혼 출산 가정을 실효성 있게 지원하기 위해선 ‘부모 및 법률혼 중심’에서 벗어나 ‘아이 중심’의 정책을 시행하며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혼 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사회적인 차별 등 제도로 담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생명이 차별 없이 건강하게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정부가 어떤 면에서 지원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도 계속 살펴봐야 될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